곽상수의 송무백열(松茂柏悅)

'아트앤사이언스' 과학기술 소통 계기로

,곽상수
2021-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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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연구단지는 1973년 과학입국(科學立國)을 목표로 조성되어 2023년이면 50주년을 맞이한다. 20주년이 되던 1993년에는 대전과학엑스포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2005년부터 대덕연구단지는 연구개발(R&D) 단계를 넘어 연구 결과물의 사업화를 촉진하기 위해 대덕연구개발특구로 진화했다. 대전은 세계과학도시 총회, 각종 과학기술분야 국제학술행사 개최 등으로 국제 과학도시로 도약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전신세계 Art&Science(아트앤사이언스)가 과학엑스포 개최지에 지난주 개점했다. 아트앤사이언스는 백화점, 과학체험관, 사이언스 타워 등으로 구성된다. 1993년 대전엑스포를 뜻하는 193m의 사이언스타워에는 5성급 호텔, 전망대를 비롯해 과학기술공제회와 대전마케팅공사가 관리하는 기업들이 입주하게 된다. 아트앤사이언스 개점을 계기로 대전이 과학기술 집적지를 넘어 진정한 과학문화도시로 발전할 수 있도록 시민과 산학연관 관계자 모두가 지혜를 모을 필요가 있다.

우리는 코로나 팬데믹과 함께 심각한 기후위기, 고령화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과학수도 대전은 국가와 지구촌이 당면한 제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과학기술 혁신역량을 가지고 있다. 아트앤사이언스 개점을 기회로 과학기술 소통을 위해 3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아트앤사이언스와 국립중앙과학관 일대에 과학기술유공자기념공원(가칭) 조성을 제안한다. 세계 최빈국에서 선진국으로 발전하도록 기여한 과학영웅을 기리는 동상을 포함하여 과학기술유공자를 알리는 기념공원을 조성하면 좋겠다. 대전현충원 국가사회유공자묘역에 안장돼 있는 과학재상 최형섭 박사, 원자력 대부 한필순 박사, 우리별 1호를 쏜 최순달 박사 세 분의 동상이 조성되면 시각적 효과가 매우 클 것이다. 우리는 과학기술자 유공자로 선정된 많은 과학자를 기리고 계승할 책무가 있다.

둘째, 인류가 당면한 제반문제를 고민하고, 해법을 찾고, 실천하기 위한 집단지성 모임으로 '갑천클럽(가칭)'을 제안한다. 금강의 으뜸 지류인 갑천(甲川)을 끼고 세워진 아트앤사이언스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갑천 북쪽은 대덕특구가, 남쪽은 대전의 중심부가 자리하고 있지만 갑천 남과 북의 소통은 매우 부족하다. 갑천클럽에서 대전을 넘어 기후위기시대 지속가능한 사회발전을 위해 과학계, 교육계, 상공업계 등 각계 리더들이 함께하는 '집단지성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시대정신'을 기대한다. 과학수도 대전이 변해야 대한민국이 바뀌고 세상이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갑천클럽은 자연고갈, 환경오염 등 인류의 위기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지구의 유한성이라는 문제의식을 가진 유럽의 지성인들이 1968년 결성한 '로마클럽'의 활동을 참고하면 좋겠다.

셋째, 과학대중화를 위해 지속적인 과학강연, 과학포럼, 과학체험 등 과학기술 소통의 장을 제안한다. 정부 출연연구소와 UST, 국립중앙과학관, KAIST, IBS(기초과학연구원) 등이 함께하면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코로나 팬데믹 직전까지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이 주관한 시민과 함께하는 '굿모닝 사이언스'가 인기리에 개최되었고, (사)따뜻한 과학마을 벽돌한장은 지금도 일반인을 대상으로 매월 과학강연을 추진하고 있지만 과학대중화를 위한 노력은 많이 부족하다. 전국에서 아트앤사이언스를 찾는 시민들이 쇼핑뿐만 아니라 과학지식도 쇼핑할 수 있으면 금상첨화가 되겠다.

과학기술 기반의 지속 가능한 사회와 국가건설은 우리의 숙명이다. 아트앤사이언스가 백화점, 호텔 등 상업성을 넘어 대전이 진정한 글로벌 과학수도로 거듭나기 위한 과학기술 소통의 계기가 되길 고대한다. 과학영웅 동상을 포함한 과학기술유공자 기념공원 조성, 갑천클럽 결성, 시민과 함께하는 과학대중화 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대전일보 대덕포럼 2021.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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