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건축가의 세상읽기

디지털 세상읽기(254)- 춤추는 중산층의 디지털 세상

이순석
2021-12-09
조회수 119

인간의 이성적 능력을 컴퓨터로 만들 수 있음을 최초로 증명한 앨런 튜링의 목표는 ‘경험을 통해서 스스로 배우는 기계를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1950년대말 장 피아제의 구성주의적 인식론에 영향을 받았을지도 모르겠지만, 튜링은 인생 후반기의 대중강연에서 남긴 말이다. 우리는 이미 사람에 대한 형의상학의 깊고도 촘촘한 사유에서 사람이 경험을 통해서 스스로 배우며 끊임없이 변하는 동태적 연결체임을 배웠다. 지금에 이르러, 그 연결체와 그 연결체들의 방대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음을 알고 있지만, 경험을 통해서 스스로 배우는 기계체의 성분이 존재한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그런 단순해 보이는 ‘선험성’이 지금의 생명진화 역사의 화려한 꽃을 만들어 냈다는 것이 경이롭기 한량없는 것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튜링의 꿈이 헛된 꿈이 아니라는 것을 강하게 암시해 주기에 충분하다. 사람과 같은 기계 또는 사람이 귀찮아하는 것을 대신해줄 수 있는 기계의 탄생점을 ‘특이점’이라고 해석을 해보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 사람의 전통적인 육체노동이나 정신적인 노동을 대신해 줄 수 있는 ‘집사’들이 우후죽순처럼 탄생할 것이 예상되는 머지않은 미래에 전통적인 일자리의 창출을 고집해야 할 필요가 있는가 라는 생뚱맞은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일하는 사람이 많이 필요없는데 굳이 출산률을 억지로 높이려고 할 필요가 있는 것인가 라는 또 다른 측면의 질문도 던져볼 수 있다. 이렇게 다른 질문이 필요한 이유는 어떻게 하든 ‘그런 특이점’은 올 수 밖에 없는 정해져 있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정작 걱정해야 할 것은 따로 있다. 전혀 새로운 문제이다. 기계가 사람의 일을 대신한다면, 그런 일들로 밥벌이를 하던 사람들의 생계는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단순히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이 문제의 대상이 아니라 사람은 무엇으로 수익을 얻을 것인가 하는 새로운 문제의 대상이 되어여만 한다. 많은 사람들은 같은 문제라고 생각할 것이나 결코 같은 문제가 아니다. 도도하게 밀려오는 밀물 앞에서 자리를 피해 새로운 자리에서 새로운 것을 도모하는 것이 필요한데, 억지로 방파제를 쌓아올린다고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사람들의 진정한 가치에 대한 새로운 관심이 필요하다. 사람의 개성이나 사회성이나 사랑이 그 가치를 구체적으로 인정하는 것이 필요한 시대가 온다. 중산층의 존립할 수 있는 멋진 틈이다. 디지털은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기본적인 준비가 다 되었다. 사람들의 합의가 필요할 뿐. ^^* #디지털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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