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건축가의 세상읽기

디지털 세상읽기(296)- 관계의 무한, 디지털 세상

이순석
2022-10-20
조회수 111

아무도 상상하지 않았던 카카오의 먹통 사태 속에서, 새삼 세상은 보이지 않는 엄청난 연결 위에 세워져 있다는 사실을 각인하게 된다. 그 연결들은 나와 카카오와의 연결에서 시작한다. 그 시작의 연결에서 나와 타자와의 연결이 확장되고, 그 확장은 나와 타자의 타자와의 2차적이 연결로 확장된다. 그것으로부터 3차적 연결, 4차적 연결, 5차적 연결로 무한히 확장해 가다. 수평적 연결의 확장이다. 그런가 하면 또 나와 타자와 그 타자의 타자와의 연결이라는 또 다른 층위의 연결이 시작되며, 그런 층위 또한 무한히 확장하는 연결을 낳는다. 어디 그것뿐이겠는가? 또 다른 축으로의 무한 확장이 읽힌다. 단순히 인적 연결의 절편 옆에 거래라는 절편의 층이 또 하나 생긴다. 거래는 거래의 믿음이라는 절편을 기대어 또 다른 믿음의 절편을덧 대어 나간다. 온라인 펀딩이 대표적인 절편적 확장의 연결이다. 그런 연결의 집체성은 거대한 포텔션 그 자체이다. 그 힘은 권위가 되고 막강한 신뢰의 힘을 파생한다. 그 파생 또한 절편적 확장의 연결이다. 먹통의 깜깜한 어두움 속에서 빛의 발견이다. 그래서 카톡의 먹통은 그저 깜깜함이 아니라 칠흑 같다. 빛의 처음은 드네 디드로가 말한 네트워크의 오묘함 그 자체의 실재함에 대한 각인이다. 멀고 가까움이 없다. 크고 작음의 위계가 없다. 안과 바깥의 경계가 없다. 오직 연결의 흔적의 두께인 강도와 오고가는 메시지 속의 예리함과 정보의 질 위에 있는 쏟아 오르는 살아있는 포텐셜이 있을 뿐이다. 윤편이 책 속에서 깨달음을 찾으려는 환공을 힐난한 이유를 발견하는 현장이다. 또 하나 뇌에 또렷이 새겨지는 것이 있다. 이 세계에서 저 세계로 건너가는 방법의 발견이 있다. 하나의 네트워크에 다른 연결이 하나 보태어지는 순간 그 자체가 바로 세계의 건너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사실은 만만치 않는 것임을 삶에서 체험하는 것이다. 도처에 만발한 채 파르르 떠는 엄청한 혼돈의 타자들의 포텐셜이 있다는 프루스트의 엄청난 힌트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알아채지 못하게 하는 거대한 저항의 힘이 다름 아닌 내 속에 있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네트워크는 힘이라는 사실을 소환한다. 중력 그 자체이다. 그러기에, 힘은 미적 가치 그 자체를 향한 몸부림의 충동임을 읽어 낸, 알프레드 화이트헤드의 통찰은 어쩌면 알파와 오메가 모두를 우리에게 알려주는 황홀한 선물인 셈이다. 물리세계와는 다른 네트워크의 세계가 있음을 각인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것은 관계에서 비롯된다는 사변적 실재론을 설파하는 철학자의 시대를 관통하는 눈의 힘은 물리세계 또한 네트워크 세계였음을 각인하게 된다. 그래서 세계는 네트워크다. 연결을 빛 속도로 이루게 하는 디지털의 힘은 세계의 확장을 빛속도로 해 나갈 수 있음을 알게 한다. 그래서, 메타의 세계는 무한 세계다. 물리세계의 결핍과 그 결핍은 벗어나려는 몸부림의 경쟁은 더 이상 무의미하다. 누구나 빛속도의 유영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중요할 뿐이다. ^^* #디지털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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