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석의 강연후기

222차_할매들의 반란-협동조합의 진수

이순석
2021-11-09
조회수 57

222차 새통사의 Talk-Factory는 또 한 분의 특별하고 아름다운 분을 모시고 격변하는 세상의 길목에 서있는 우리 모두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무엇이 되어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답을 구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바로 세상의 아름다움이란 이런 것이라고 몸으로 보여주고 계신 “할매들의 반란”의 주동하시는 백석올미영농조합(https://blog.naver.com/allme1004)의 김금순 대표님께서 찾아주셨습니다. 조합에 소속되어 활동하시는 시골의 할머니들께서, 묵묵히 자식들을 키워내며 살아내시던 모습과 달리, 세상에 직접 나서셔서 세상의 직접 움직이는 좌충우돌의 과정 속에서 세상의 구조와 세상이 작동하는 방식과 또 그 세상을 유영하는 방법을 한편의 드라마처럼 풀어내주셨습니다. 아이들이 태어나 아동기, 청소년기, 청년기, 장년기, 노년기를 거치는 삶의 주기에 익숙한 삶의 방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새로운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으로 시간의 추가 옮겨지는 지금. 김금순 대표님은 새로운 세상이 고스란히 드러날 수 있도록 가장 알맞은 톤과 가장 알맞은 어휘들과 가장 알맞은 표정과 가장 알맞은 말씀으로 순간과 순간을 잇는 여백을 아름다움 그 자체를 선물해주셨습니다.

김금순 대표님은 한사코 자신을 드러내시지 않았습니다. 그저 고 이병철 회장님과 호흡을 맞추어 오늘의 삼성을 있게 하는데 한 축을 담당하셨던 부군을 성심껏 내조하며 사셨고, 부군의 귀농의 뜻을 쫓아 내려온 당진의 한적한 시골마을에서 뜻하지 않게 부녀회장을 맡게 된 이후, 시골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살아간다는 즐겁고 달달한 참 맛을 제대로 맛볼 수 있게 해드린 그 과정과 그 속에서 당연히 있었을 어려움을 어려움으로 생각하지 않으시고, 그 또한 당연히 넘어가는 것임을 손수 또 함께 보여주고 체험하며 훈풍이 부는 시골마을을 일구어내신 것만을 자분자분 말씀해 주시고 마십니다. 경청하신 하원규 박사님께서 다음과 같이 감탄의 말씀을 나며 주셨습니다. “모든 점이 완벽한 조화와 균형을 이룬 아름다움 그 자체이였습니다. 어떻게 그토록 아름답게 말씀하실까요. 어떻게 그토록 말과 표정, 제스처가 한올 허트러짐이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라고 ......

 

1. 갇힌 시골, 갇힌 사람들

김금순 대표님의 위대한 발걸음의 시작은 바로 이것이지 싶다. 부군을 따라 시골에 내려가서 그저 건강한 음식을 즐기며 맑은 공기와 청정한 자연을 벗 삼아 건강하고 여유로운 삶을 즐기려고 마음뿐이었던 귀농. 귀농하신지 2년쯤 되었을 때, 덜컥 맡은 마을 부녀회장의 자리. 맡은 부녀회를 운영하기 위하여 회비를 거두려고 하면서 시골 할머니들에게 세상이 말하는 경제력이 없음을 처음으로 알았다고 하신다. 김 대표님께서는 그것을 그냥 흘려버리지 않고 자신의 아픔으로 품고 사시기로 작정하신 듯하다. 타인의 시리고 아리는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품어내시는 그 마음이 없었다면, 오늘날 백석올미와 환한 웃음의 백석올미 사장님들은 존재하지 않았으리라. 김금순 대표님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이 또 하나 있었다. 대기업에서 왕성한 활약을 하시는 부군을 내조하셨다는 것의 참 의미를 읽어내는 것이었다. 새벽별 보고 출근하고 새벽별 보고 퇴근하는 남편의 삼시세끼 밥만 챙겨주는 것이 내조가 아님을 알게 된다. 김 대표님의 세상을 보는 시선의 높이는 언제나 부군과 함께 균형과 조화를 만드는데 닿아 있었음을 읽을 수가 있다. 부녀회장을 맡고나서부터 오늘의 백석올미가 있기까지 만났던 수많은 고갯마루와 깊은 골자기를 만날 때마다 언제나 김대표님의 탁월한 창발과 주저함 없이 내딛는 발걸음이 언제나 모두를 함께 건널 수 있게 한 원동력이었기 때문이다. 말씀을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갇힌 사람들을 생각하게 된다. 짜여진 미로길 같은 세상 속에서만 살아 본 사람들. 사는 것이 원래 그렇지 하고 자위하며 사는 사람들. 시골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삶이 꼭 그런 모습이다. 짜여진 틀 속이 세상의 전부이니, 기껏해야 그 속에 있는 것을 나눠가지는 것이 전부인 생각의 크기. 그런 작은 마음들이 가지는 천편일률의 태도들. 서로 시기하고 경쟁하고 서로 의심하는 태도들. 김 대표님은 시골 할머니들의 뒷담화를 없애는데 3년이란 시간이 필요하더라는 말씀을 해주신다. 그런 갇힌 시골의 할머니들에게 길을 찾고 길을 넘는 방법을 찾고 그 방법이 실현될 수 있는 조건을 갖추어서 고개를 넘고 골짜기를 헤쳐나오는 체험을 직접 그리고 함께 하시면서, 가두고 있는 세상을 박차고 나올 수 있는 방법을 체득하게 해드린 것이다.

2시간 가까이 진행된 아름다운 강연은 동영상에 담겨있을 것이기에 자세하게 반복할 필요는 없겠다. 다른 분들도 강연동영상을 보며 함께 감동의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다 싶다. 뜻을 세우고, 뜻을 함께 할 사람들을 어떻게 모으는지, 합리와는 거리가 먼 사람들과의 갈등을 어떻게 풀어내는 방법,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사태들과의 조우에서는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지 등을 읽으면서, 강연을 듣는 모든 갇힌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희망의 떠올리게 되리라 싶다.

 

2. 같이의 가치

김 대표님은 “올미”라는 브랜드의 의미를 설명해 주신다. ‘으뜸 올(兀)’과 ‘맛 미(味)‘가 만나서 ’최고의 맛‘이라는 뜻이란다. 기업의 경영방침이 특이하다. 바로, “마을에서 비싸게 사고 싸게 판다”는 것이다. 오로지 마을에서 생산된 재료만을 원료로 하고, 재료가 떨어지면 상품도 더 이상 생산하지 않는다. 딱 망하기 좋은 기업이다. 그러나 백석올미는 수익을 목적으로 세워진 기업이 아니다. 이윤을 많이 남기기보다는 자신들의 노력으로 만든 농산물이 제값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최고의 정성으로 기른 농산물을 제값으로 구매해서 최고의 상품을 만들어 자신들의 아들딸의 이름으로 판매한다. 당연히 건강한 맛은 보장되고 농가의 소득을 자연스럽게 보장하는 방식이다. 중간 상인들이나 제품 생산자들에게 돌아 갈 소득이 자연스럽게 생산자에게 직접 돌아가게 하는 방식이다. 직접 제품을 생산하며 받는 노동은 다름 아닌 사랑이 한 가득인 노동이기에 가능한 것이리라. 월급이 최저임금 수준이지만 농촌의 할머니들에게 크고 작고를 떠나서 성취의 확인 셈이다. 2019년에는 8억 매출에서 6억이 마을로 고스란히 들어왔다고 하니 놀라운 일이다. 제일 중요한 것이 원재료부터 인건비까지 소득들이 모두 마을로 흘러들어 가는 방식을 터득해낸 것이다. 함께 하지만, 각자의 맡은 바가 모두 다르다. 조청을 만드시는 분, 매실고추장을 만드시는 분, 매실된장을 만드시는 분, 매실진액 만드시는 분, 누룽지를 만드시는 분, 매실 짱아치 만드시는 분, 매실 유과 만든시는 분, 매실산자 만드시는 분, 참께 유과 만드시는 분, 검은깨 유과 만드시는 분, 매실 떡을 만드시는 분, 매실 막걸리를 만드시는 분들 모두가 그래서 사장님들이시다. 이러하니, 영농조합인 백석올미는 자연스럽게 협동조합의 정신을 함께 실현하고 있다. 영농조합은 현지 농어민들이 농수산물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공동노력을 목표로 하는 것이지만, “함께, 같이”라는 가치의 실현으로 자연스럽게 조합 구성원의 복리증진과 상호부조가 자연스럽게 실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33명의 조합원으로 시작한 백석올미는 지금 83명의 조합원과 20여명의 할머니 사장님들이 백석올미영농조합을 함께 끌어가고 계신다. 그 함께의 힘이 다양한 체험 비즈니스도 만들어 냈다. 고구마 직접 캐서 맛탕 만들기 체험, 매실 한과.초코릿 만들기 체험, 김치.고추장 담그기 체험, 시골밥상 체험, 천연염색 체험, 전통매듭공예 체험, 서각 체험 등 다채롭다. 뿐만 아니라, 직접 만든 된장, 고추장, 등의 장류와 농산물을 관내 학교 급식재료로 들어간다고 한다. 비즈니스의 확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기대가 한 가득이다. 할머니 사장님들의 마음이 어떤지 출근 풍경이 말해주는 듯하다. 너도 나도 손에 고추며 무며 배추며 나물 등을 들고 출근 하신단다. 밥 먹는데 돈이 들지 않는 것은 당연하겠다. 회사가 어려우면, 고추며 쌀이며 마늘 등 농사지은 작물들도 기꺼이 내 놓으신다고 한다. 할머니들은 더 이상 시골에 갇힌 할머니가 아니라 세상을 스스로 만들고 움직일 줄 아는 할머니가 되어 계신다. 그 “함께”의 참 맛을 느끼신 것이리라. 그 맛이 6차산업의 선두주자 백석올미의 오늘을 있게 한 것이지 싶다.

 

3. 지역소멸에 대한 해법, 백석올미에 있다.

관성. 어디에나 관성이 있다.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 관성이다. 그러나 그 관성도 벗어날 수 있다. 그것을 벗어날 수 있게 하는 힘만 쓰면 말이다. 수많은 삶의 현장에서 ‘관성의 굴레’에 씌워져 신음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본다. 최고의 학벌을 자랑하는 대덕연구단지도 예외가 아니다. 대덕연구단지의 중심에 있는 신성마을도 마찬가지고 과학수도를 표방하는 대전광역시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시공 어디를 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김금순 대표님께서 답 하나를 선물로 던져주신다. ‘옆을 살피고 나누라’고 하신다. 221차의 강연시간에 이야기가 있었던 ‘꼼무니타스 이코노미의 저자 루이지노 브루니의 말이 생각난다. 사랑에도 이기적인 에로스적 사랑도 있고, 봉사의 필리아적 사랑도 있고, 헌신의 아가페적 사랑도 있다고. 사랑이 토대가 되는 곳에서는 언제까지나 원수일 것 같은 자유와 평등이 화해를 할 수 있다고. 백석올미의 분산되고 민주적 운영방식이 얼마든지 중앙집중의 효율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자신의 모든 것을 상품화해서 시장에서 자유롭게 교환하는 방식으로 살면서 세금으로 균형을 맞추는 방식 말고 새로운 접근 방식이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 접근 방식의 한계성에 대한 의문도 지난 시간에이야기 했던 몬드라곤에서 확인할 수 있었지 않은가. 그저 옆 사람에게 마음을 내어 손을 내밀고 맞잡는 것으로부터 우리를 묶여 있는 관성을 끊어낼 수 있음을 이제 머리로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이젠 움직이면 된다. 김 대표님은 마을에 마을 요양원 꼴인 “올미타운”을 짓고 싶다고 하신다. 같이 살 수 있는 공동체 집을 짓고 나이 들고 싶다는 소망을 말씀하신다. 절들었던 마을을 떠나 정든 사람들과 떨어져 낯설고 생소한 사람들 틈에 둘러싸여 외로운 노년을 보내고 싶지 않다고 말씀하신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과를 많이 사주셔야 한다고 재치를 놓치지 않으신다. ^^* 일단 바로 올미원 (http://www.allmeone.com/)에 가입하셔서 올미한과를 구입해 보시기를 권한다. ^^

 

김대표님의 소망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지역소멸의 문제가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아니 지역소멸이 비단 시골만의 문제가 아니다. 어느 곳이나 에너지가 빠지고 매력을 잃는 곳은 어디나 소멸의 위기를 겪을 수밖에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충남 당진시 순성면 매실로 244. 할머니들의 반란으로 매력 가득한 백설올미마을이 세상에 부각되는 것은 백석올미마을이 더 이상 고립된 시골이 아니다. 부각된 연결고리는 온 세상과 에너지가 주고받으며 생명력을 더해 갈 것이 분명해 보인다. 김 대표님은 이제까지의 경험을 살려 백석올미마을을 벗어나 인근의 순성면 전체로 그 뜻을 확장해나갈 것이라는 말씀을 주셨다. 세상은 이렇게 연결고리에 다시 불이 들어오며 온 세상과 에너지를 교환한다. 마음과 마음이 만나 넘실거리며 갇힌 세상 위를 유영한다. 뜻만 있으면 그 뜻을 실현해줄 에너지는 도처에 기다리고 있음을. 이것이 지역소멸의 해법이리라 싶다. 김 대표님의 탁월한 사랑의 리더십이 마음을 끓게 한다. ^^* ##

 

백석올미마을에 쏟으시는 사랑의 마음으로 새통사에게까지 손을 내밀어 주신 김금순 대표님의 아름답고 소중한 강연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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