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석의 강연후기

224차_지속가능 도시와 대전

이순석
2022-09-23
조회수 117

244차.

 

새통사 시즌16의 개강날입니다. 운영위원회에서 공식적으로 안내가 있을 예정이지만, 이번 시즌부터는 새통사의 운영형식에 새로움을 더한다는 이사회의 사전보고가 있었습니다. 새로운 시즌의 첫 달이기에 시행착오를 점검하는 차원에서 일단 시행을 먼저 해보는 것으로 이해합니다. 첫 번째 가장 큰 변화는 주기적 단발성 [강연]중심에서 [커뮤니티]중심으로의 변화를 지향하는 것입니다. 커뮤니티 중심이란 함께 새로운 “의미의 장”을 형성한다는 뜻이기에 새통사의 기본정신에 입각한 의미가 축적되고 활용되는 방향이 자연스럽게 모색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두 번째 변화는 먼저의 방향성에 따른 자연스러운 따름 변화인데, [강연]중심에서 [경연]중심으로의 틀 변화입니다. 일방적으로 강의를 듣는 방식을 지양하고 주제에 대한 토론의 활성화를 염두에 둔 “강론”의 형식을 지향합니다. 엄격한 시간관리를 배제한다는 입장에서 보면, 자연스러운 토론이 뒷전으로 밀릴 수 있는 불안이 있긴 하지만, 서로의 통찰적 관점을 나누어 짧은 시간에 세계의 확장 속도를 획기적으로 빨리해보는 실험을 시도될 것이니다. 우리나라에 여전히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는 토론문화가 근원적인 문제는 누구나 자유로운 발상을 가질 수 있다고 인정하는 기본적인 커뮤니케이션의 제1원칙인 ‘열린 마음’을 가지는 훈련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대중매체에서 자주보는 ‘카더라’, ‘하더라’, ‘이더라’ 내지는 선동성 발언이나 타자를 비하하는 방식의 발언은 배제되고 가급적 사실에 대한 공유와 예리한 질문에 대한 공유를 통하여 사유의 지평을 확장하는 토론문화의 신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세 번째 변화는 실질적인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이 병행입니다. 과학과 공학과 기술과 문화예술의 얽히게 되는 기대 밀도가 세계 최고인 대덕에서 새롭고 독특한 문화의 창출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변화의 첫 날 [경연]으로 ‘지속가능한 도시와 대전’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기후위기와 맞물린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의 확보라는 관점에서 글로벌한 움직임과 대전의 경험을 나누는 경연의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지역경제학 및 환경을 전공하신 박용남 소장님(지속가능도시연구센터)과 기초단체장으로 탄소중립을 위한 다양한 실천경험을 보유하신 박정현 전대덕구청장님을 모시고 경연시간을 준비해봤습니다. 박 소장님은 꿈의 도시로 알려진 브라질의 꾸리찌바를 한국에 처음으로 주시는 등 지속가능한 도시환경에 대한 글로벌 추세와 현황에 대한 풍성한 지식으로 전문화하신 분이십니다. 박 (前)구청장님은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의 실천문제는 중앙정부와 지자체에 맡겨놓은 것으로 불가능하다는 관점에서 기초단체차원에서 모든 예산을 탄소중립이란 관점에서 재구성하여 집행하는 전국 최초의 탄소인지예산제를 시행하신 분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시간관리의 어려움으로 두 분간의 토론과 청중들과의 Q&A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글로벌한 움직임과 기초단체 차원에서의 실천사례들을 통해서 시민 차원에서 지속가능한 도시 건설을 위한 실천에 있어서 막연함을 조금은 지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세계적 지속가능 도시는 자동차를 멀리한다?

 

역시, 서두는 탄소감축이 말씀이시다. 과학계에서는 지구가 평균기온 상승여유분을 1.5도 이내로 유지하기 위한 전체 탄소량은 3000GtonCO2로 추산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 현재 방출되어 있는 양은 대략 2500 GtonCO2라고 한다. 그러니, 목표로 하는 평균기온의 범위내에서 허용되는 탄소배출량이 이제 500GtonCO2 밖에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현제의 탄소배출량 속도를 감안하면 500GtonCO2를 채울 때까지 남은 시간이 6.1년이라는 충격적인 전망이다. 어떻게 할 것인가? 옛날처럼 되돌린다는 것은 말은 쉽지만 정말 불가능한 이야기다. 그래서 박소장님은 혁명적인 리더쉽으로만 해결가능하다는 말씀을 해주신다. 고개가 끄떡여지면서도 공학자의 입장에서는 동시에 고개를 갸우뚱거릴 수밖에 없는 것이 솔직한 마음이다. 과학적이론은 비록 진리는 아닐지라도 세상의 수많은 현상들에 대한 폭넓은 설명력으 가지는 것이기에 우리는 그것에 의존한 채 삶을 이어가는데 있어서 많은 참조점을 제공하고 있다. 그 이론들 속에서 발견하게 되는 것이 진화는 변증법적인 기제에 의한 것이 아니라 다분히 발생학적인 기제에 따른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바라보자면, 과거로 되돌려서 해결한다는 것은 과학과 공학의 입장에서는 선 듯 받아들이기 어려운 접근방식이 아닌가 싶다. 진화적 관점에서 우리는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온 것이 아니라 환경을 포섭하며 살아 나왔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변화는 환경에 적응한다는 것은 이미 때늦은 대응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 질문을 가슴에 담고 계속되는 박 소장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본다. 6.1년의 시간내에 탄소배출총량을 500GtonCO2 이하로 줄이는 혁명적인 방법론으로 어떤 것들이 실천되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진다. 박 소장님께서 일러주시는 말씀의 핵심은 지속가능한 도시건설의 지향성에 대한 글로벌 추세는 다름 아닌 자동차에 뺏긴 도심을 사람에게 돌려주자는 것이다. 자동차를 멀리하는 대신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하여 반경 15분에서 20분정도 거리 내에서 다양한 생활문화적 욕구를 해소할 수 있도록 도심을 재구성하는 방향성이 읽힌다. 그런 기본적인 발상 하에서, 그런 스팟들간의 이동 도심과 도심의 이동은 클린에너지를 사용하는 대형대중교통체계를 통해서 해결한다는 접근방법도 읽힌다. 교통이란 관점에서의 방향성은 대략적으로 이러한 것 같다. 우리나라의 상황을 말씀해달라는 요청에 박 소장님은 단호하게 ‘세계적인 방향성과 거꾸로 가고 있다.’는 말씀으로 돌아온다. 여전히 도심에 전국에 자동차를 위한 공간을 더욱 많이 할애하고 있다는 말씀으로 번역해보면 올바른 비판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시간이 갈수록 답답한 마음이 더해간다. ㅜㅜ

 

탄소인지감수성으로 탄소를 잡자?

 

박정현 구청장님의 말씀에 귀가 번쩍 뜨이는 것이 있다. 비록 기초단체 차원의 예산운용방식의 문제이지만, 구정에 사용되는 모든 예산을 기후변화 관점에서 그 쓰임에 대하여 재조정하는 실천방법론에 대한 말씀이시다. 이른바 ‘탄소인지예산제도’이다. 모든 예산 집행의 대상들이 발생시키는 탄소에 대한 인지감수정도를 바탕으로 예산배정에 대한 조정하는 방식이다. 이것이야 말로, 기후위기 시대에 가장 필요한 리더십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다른 많은 다양한 실천들을 일일이 나열할 수 없지만, 그런 실천들이 갖는 의미에 대해서 정리를 해주십사 하는 요청에, 다양한 비가역적 과정들이 만들어져서 기초단체 차원에서 리더십의 변동에 상관없이 지속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주셨다. 이것은 정말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대덕구>라는 사회적 개체가 스스로 자기준거를 가지고 지속적인 자기재구성을 할 수 있는 능력을 함유한다는 의미다. 그 어떤 상태에서도 환원불가능한 <대덕구>가 되어 날로 변할 수 있게 하는 동력을 가졌다는 의미일 것이기에, 기초단체 차원에서의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서 중요한 준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 지점이다.

 

플로우에서 질문겸 의견이 들어왔다. 그것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사유의 폭과 깊이를 확장하는 좋은 질문이다.

 

첫째, 에너지 사용에 대한 energy mix가 다른 경우, 다른 접근방식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예를들어, 미국의 경우에는 에너지의 37%가 물류에서, 35%가 산업에서, 16%가 가정에서 12%가 상업에서 소비하고 있고,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61.7%가 산업에서, 가정과 상법에서는 17% 물류에서는 18.3%, 공공영역에서 3.0%를 소비하고 있다. 물류에서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나라에서는 물류 분야를 중심으로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것이 타당해보이나 우리나라처럼 61.7%나 산업영역에서 소비하는 구조에서는 물류/교통분야 중심의 탄소중립정책은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겠는가?

 

둘째, 무엇보다도 탄소중립의 실현에 있어서, 모든 에너지 소비원은 클린에너지를 전제로 해야만 무한유예의 모순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친환경 재생에너지는 환경적 조건 때문에 에너지 생산단가에 큰 폭의 차이를 가진다. 이것은 나라마다 또 다른 경쟁력의 차이를 생성시키는 것으로 또 다른 국제적 갈등을 유발하는 문제가 대두되면서 글로벌 차원의 협력 하에 해결해야 할 탄소중립문제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태양광이 많은 곳, 풍력이 왕성한 한 곳, 조력이 왕성한 곳, 지열이 왕성한 곳 등에 국제적인 공동투자를 통하여 에너지 생산하고 신재생에너지로 변환하여 최소한의 에너지 원가로 공정한 분배를 실현하는 노력을 전제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세 번째, 대덕특구를 안고 있는 대전의 특수성을 감안한다며, 과거로의 회귀방식이 아닌 과학기술의 발전을 체화시키는 재귀적방식의 전혀 새로운 접근방식의 탄소중립을 구상해 볼 여지가 있지 않겠는가?


공학은 언제나 문제의 정의구역을 확장하는 추구하며 보다 근원적이고 폭넓은 문제해결을 도모하기에 공학을 기반으로 하는 출연연구소들이 즐비한 대덕과 대전은 전 세계에서도 부러워 할 새로운 접근방식의 잉태를 고민해보는 것도 참 가치 있는 일이 아니겠는가 싶다. ^^* ##

 


박용남 소장님과 박정현 구청장님께 다시한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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