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강연모음

200724 제186차_ 디지털트윈 : 데이터와 지능의 통합, (안창원 소장, Daumsoft Smart City Instit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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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세 번째 On/Off-mix 웨비나 모임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한 것 같습니다. 제일 매끄럽지 않는 것이 소리입니다. 깔끔한 영상에 비하여 음성은 여전히 답답합니다. 연사님들의 행동을 자연스럽게 해드리려고 값비싼 무선 마이크를 시험해봤지만 만족감을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여전히 참여하시는 청중들에게서 들려오는 잡음들도 처음보단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Off-line과 같은 세미나실 안에서만 느낄 수 있는 소음이 재현되지 않는 것이 많이 아쉽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를 차단하는 유선마이크를 시험해보고 경험을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186차 모임은 안창원 다음소프트 스마트시티연구소장님을 모시고 데이터와 지능을 통합하는 디지털트윈에 대하여, 그것이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 추진하는데 있어서 어떤 점들이 중요한 것인지, 그것을 통해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인지 등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정보기술(IT) 영역에 몸을 담고 계시거나 정보통신(ICT) 영역에 몸을 담고 계신분들은 디지털트윈(쌍둥이)라는 용어가 익숙한 것이겠지만 타 영역에 계신분들에게는 너무나 생소한 것이리라 생각됩니다. 말 그대로 쌍둥이인데 디지털로 된 쌍둥이라는 말이기에, 디지털로 쌍둥이를 만들 수 있다는 거싱냐는 질문이 머리 속에 곧바로 떠오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 인공지능이 데이터가 있어야만 제대로 학습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왔던 것인데, ‘데이터와 지능’이 통합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스마트시티연구소에서 왜 그런 디지털트윈을 고민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들과 사실들을 나눌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안창원 소장님께서는 KAIST에서 산업공학으로 박사학위를 하시고 ETRI에서 컴퓨터의 하드웨어 자원을 이용자들이 나누어 사용할 수 있게 하는 필요한 핵심기술인 가상머신(하이퍼바이저) 기술과 대규모 이용자들이 접속하여 대용량 초저지연 반응을 요구하는 인터넷플랫폼 기술 및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 개발에 오랜시간 동안을 천착하셨습니다. 그런 이후, 공학의 본질인 사회문제의 해결에 한걸음 더 다가서기 위하여, 요즘 핫한 빅데이터 시스템 구조, 빅데이터 소프트웨어 플랫폼 기술 영역으로 관심분야를 확대하고 이 기술들을 바탕으로 미래 세상을 미리 가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해 오셨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정부가 미래를 대비하기 위하여 신설한 빅데이터분석과의 초대과장으로 자리를 옮겨 범정부차원의 빅데이터 공통플랫폼 구축과 데이터 관리 및 빅데이터 분석과 활용에 대한 기본 틀을 다듬는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계십니다. 정부에서의 경험으로 기대와 한계가 겹치는 부분이 많으셨던지 본격적으로 민간연구소로 자리를 옮기셔서 차원이 다른 디지털트윈의 실현을 위해 나아가고 계십니다. 많은 사람들이 미래예측을 위한 많은 연구와 노력이 있지만, 시간을 내서 안 소장님과 대화를 해보시면 안 소장님의 접근방식에는 그 깊이가 남다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인자들의 상관관계를 찾는데 거치지만 안소장님은 그들간의 인과관계를 찾는데까지 한걸음 더 들어가는 것을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1. 따뜻한 기술: 쇼셜 디지털트윈


굵직한 중저음의 바리톤의 목소리를 가진 남자, 안.창.원. 따뜻하고 차분한 목소리다. 따듯한 목소리 만큼이나 따뜻한 인상을 가진 남자 안.창.원. 따뜻하고 차분한 목소리와 인상처럼 안창원 소장님은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의 인물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국책연구소의 공학연구자의 신분에서 관료사회로 불쑥 들어갔다가 또 안정된 환경을 박차고 민간회사로 자리를 옮긴 것만 봐도 많은 부분을 읽을 수있게 한다. 그 속에서 집요한 열망을 볼 수 있다. 그 열망의 중심은 바로 ‘사람’이다. 따뜻한 목소리와 차분한 인상과 함께 뜨거운 열망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사람’이다. 차가운 디지털이 우리에게 따뜻하게 다가오는 이유이지 싶다. 


안 소장님의 말씀 속에서 ‘목민(牧民)’을 읽는다. 공직생활을 한 경험 탓이 아니라 ‘국민’과 ‘나라’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국책연구소의 공학 연구자로서 걸어 온 짧지 않는 삶에서 자연스럽게 묻어 나온다. 강연의 상세한 주제가 ‘스마트시티 소셜 디지털트윈-Inclusive, Integrated, Intelligent Policy Process’다. 사람들의 삶을 담는 트렘풀린(방방 놀이터)같은 도시를 스마트하게 만들기 위한 소셜 디지털트윈이라는 의미다. 부제에 ‘포괄적, 통합적, 지능적인 정책과정’이라는 특별한 설명이 특별하다. 안 소장님이 지향하는 방향성은 이 제목에 다 드러나는 듯하다.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다..... ‘나’를 닮은 쌍둥이가 하나 있으면 좋겠다. 나의 능력을 배가를 위해서 쌍둥이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가보지 않는 무서운 길에 미리 살짝 가보고 나에게 알려줄 수 있는 쌍둥이가 있으면 좋겠다 싶다. 따뜻한 피를 가진 분신이면 내 마음이 편하지 않을 것이니 그것이 로봇같은 쌍둥이면 좋겠다.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그런 쌍둥이를 가지면 좋겠다. 도시가 너무 비좁아지겠다. ^^ 그럼, 이 쌍둥이들을 가상의 공간에 두고 우리가 두려워하는것들 궁금한 것들에 대해서 우리를 닮은 모습으로 미리 한번 살아보고 우리들에게 알려주면 참 좋겠다. 가상의 공간에 옮기는 김에 도시의 모든 사물들까지 다 옮겨보자. 그러면, 월평공원에 아파트를 건설하면 5년후, 10년후, 15년후, 미래의 대전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 것인지를 그들이 미리 살아보고 우리에게 뭔가 힌트를 줄 수있지 않을까, 엑스포 공원에 신세계 백화점이 들어오면 대전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까, 연구단지를 없애면 대전에 어떤 영향을 줄까, 대전과 세종과 청주가 통합되어 메가시티가 되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어떤 모습으로 변할까, 국회와 모든 정부기관이 세종으로 내려오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종부세와 취득세를 높이면 우리나라 주택환경은 어떻게 변하게 될까 등등의 수많은 궁금증들이 몰려온다. 


강연의 부제가 의미하는 바가 분명해진다. 도시의 모든 것을 포괄적으로 통합적으로 살피는 지적인 정책이 아쉬운 것은 우리 모두의 마음이기에 자연스럽게 소셜 디지털트윈의 지향하는 바에 기대를 걸게 된다. 소셜 디지털트윈은 바로 우리들의 따뜻한 마음이다.            


2, 디지털 트윈: 실험의 장(filed)    


안 소장님이 꿈꾸는 소셜 디지털트윈 속에서 ‘디지털’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 과학자들의 증명해 놓은 것은 우리와 사물들은 각자가 만들어내는 보이지 않는 장(field)과 장들의 얽히고 설킴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그의 <논리철학논고>에서 ‘세계의 사건의 총체다.’라는 말 한미디로 정리를 해주고 있다. 

그러나, 우린 외면(?)함으로써 간단하게 각자들의 평형세계를 살아간다. ‘사건’은 ‘관계’를 말한다. 비트겐슈타인의 말대로 우리는 무한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그것을 의식하면서 살아가지 못하는 것에 머울지 않고 외면하며 살아간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피곤하기 때문에. 우리의 범주화 수준이 관계의 복잡성을 쉽게 소화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 사람들은 한계에 대한 정확한 인지로부터 대안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이 배양되어 있다. 디지털의 가상공간을 만들고 가상의 디지털 쌍둥이를 만들고 이 쌍둥이들과 쌍둥이들간의 관계, 쌍둥이들과 공간과의 관계, 가상과 현실의 우리들과의 관계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과학자들이 말하는 장(field)이 피부적으로 느껴질 수 있게 한다. 섀넌의 전자회로, 튜링의 튜링기계, 폰 노이만의 에드삭에게 새삼스러운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이제 디지털을 기술로 이해하는 과거의 시각을 과감히 벗어버리고 비트겐슈타인이 말하는 세계의 실체를 간접적으로 실현해주는 우리의 확장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우리가 입자이자 파동의 양면성을 갖는 실체의 본래의 모습을 갖추게 해주는 것이라는 보다 적극적인 수용 자세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다. 아무리 복잡한 것도 우리를 대신하는 범주화 능력을 통하여 정리해주고 아무리 어려운 문제 앞에 우리를 대신하여 끈기를 가지고 문제와 씨름을 해주는 우리의 분신으로 생각해는 전향적인 마음가짐이 필요해 보인다. 우리가 사는 시공간 전체의 문제를 다룰 때에는 우리 분신들이 자유로운 유체이탈을 통해서 다양한 실험을 먼저 해보고 좋은 답을 찾아 올 수 있는 친절한 존재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이미 사람들은 물질세계에 종속된 존재가 아니라 물질세계를 유영하는 존재임을 우리 모두 인정하고 있는 사실이 아닌가. 거대한 투자를 통하여 입자가속기를 만들어 물질의 구조를 알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물질 자체를 사람들이 마음가는대로 만드는, 즉 물질세계를 유영하는 증거가 아니겠는가. 그런데 무형의 관계들을 들여다 볼 용기를 내지 않는다. 소셜 디지털트윈은 일종의 ‘사회 입자가속기’라고 이름을 붙여볼 수 있겠다. 세상 속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수많은 관계들을 들여다 볼 수 있게 해준다. 2배속, 4배속, 10배속 등 다양한 속도로 그 관계들의 다이내믹스도 들여도 볼 수 있게 해주고, 시간을 거꾸로 돌려 관계의 상호작용 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건들간의 인과관계를 따져볼 수 있게 해줄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소셜 디지털트윈을 ‘파동 가속기’라고 이름을 붙여볼 수 있겠다 싶다. 거대한 스케일을 요구한다. 입자가속기와 같이 기계적인 차원의 가속기가 아니다. 거대한 규모의 투자가 필요하다. 


안 소장님이 소개해주시는 싱가포르의 Dyanamic Governance에서 두가지의 ‘집대성’을 본다. 지식과 경험의 집대성과 인재의 집대성을 본다. 또 집대성의 이유를 본다. 바로 실험이다. 실험하는 행정, 실험하는 도시, 실험하는 사회, 실험하는 공학.......등으로 자연스럽게 생각이 전개된다. 지난 185차 모임에서 코로나19가 던져 준 선물 중에 하나가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확고부동한 사실을 체험하게 해주는 것이었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는 그저 다양한 실험을 통한 적응력을 키워가는 것, 다양성의 배양이 최선이라는 생각 나눔의 연장이다. 하루 빨리, 국가적 디지털 SOC로 ‘소셜 파동가속기‘로서의 국가적 디지털트윈의 구축이 실현될 수 있는 역동적인 거버넌스를 기대하게 된다. ##


따뜻함이란 엄청난 무기를 가지고 거대한 실험을 꿈꾸며 끈기를 실천해 나가시는 안창원 소장님께 다시한번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