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155차 새통사 모임에서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김종원 박사님을 모시고 ‘왜 우리는 수소에너지를 생각하는가?’ 라는 주제를 가지고 기후변화에 따른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의 다양한 생각들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리나라도 최근 혁신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수소경제기반을 데이터 기반과 인공지능 기반과 함께 3대 기반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선언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수소전지차에 대한 의견들이 여기저기서 뜨겁게 진행되고 있던 터라, 아니나 다를까 김 박사님의 강연 중에서도 다양한 질문들이 쏟아져 나와 분위기를 달구는 시간이었습니다. 김 박사님께서는 풀어내주신 말씀 속에는 이미 세계가 수소경제생태계 구축을 시작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김 박사님은 그런 관점에서 수소경제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한 많은 고민들을 풀어내 주셨습니다. 수소경제생태계에 익숙하지 않은 청중들의 입장에서 쉽게 이해하기 힘든 부분들이 많았지만, 각자의 마음 속에 무엇을 더 공부해야 할지를 한두가지씩은 챙겨갈 수 있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김종원 박사님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수소에너지연구센터, 고효율수소제조기술개발사업단, 21세기 프론티어사업단인 고효율수소에너지제조, 저장, 이용기술개발사업단의 책임자로 역임을 하면서 우리나라 수소에너지 기반의 경제시스템 구축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기술개발에 한평생을 몸담아 오신 분이십니다. 최근에는 대전광역시가 수소산업 전주기 제품 안전성 지원센터 구축 사업을 수주하는데 큰 역할을 담당하시는 등 어느 국가연구소의 연구자답게 묵묵히 한 우물만 파면서 우리나라 수소에너지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활동을 해주시고 계십니다.
1. 이젠 호모 하이드로제니쿠스(Home Hydrogenicus)의 시대다.
-김종원 박사님은 쥘 베른(Jules Verne)의 ‘신비의 섬(1874)’의 이야기로 시작해 주신다. 타고가던 배의 난파로 인하여 무인도에 당도한 군인들이 석탄연료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나오는 ‘물에서 수소와 산소를 분리할 수 있다면 인류에게 무진장한 열과 빛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수소는 산소와 만나 연소되면서 물의 생산과 함께 높은 열량(1Kg당 28,000여 Kcal)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알고 있다. 원유가 10,080 kcal, LNG가 11,780 kcal, 무연탄이 4,450kcal인 것과 비교해보면, 1874년의 쥘 베른의 이야기는 탁월한 선견지명이 아닌가 싶다. 김 박사님께서 수소 이야기를 하는 것은 단순히 열효율의 문제만의 것이 아니다. 바로 기후변화다. 교토의정서로 시작하는 UN기후변화협약은 더 이상 피해갈 수 없는 사슬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네트워킹 시간은 수소가 가지는 의미가 인류사적 측면에서 거대한 새로운 국면전환에 해당하는 것임에 대한 인식의 시간이었다. 인류가 140만년전 불을 발견하고 탄소 덩어리인 셀룰로스로 이루어진 나무를 태우며 살다가, 또 다른 효율 좋은 탄소덩어리인 글루코젠으로 시작되는 석유를 태우다가, 이젠 탄소 1개를 함유한 천연가스 (CH4)를 사용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수소는 더 이상 지구의 온실효과를 유발하는 이산화탄소를 만들지 않는다. 인류는 더 이상 탄소를 태우는 호모 카보니쿠스가 아니다.
-인류의 기초상식 하나가 ‘에너지 보존의 법칙’이다. 에너지는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 모습을 변화시킬 뿐이다. 처음에는 자연이 발명한 에너지 저장방법인 탄화물인-나무,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을 이용했다. 다음으로 발견한 것이 전기다. 전기를 발견하고 인류는 에너지를 전기의 형태로 저장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멀리 이동을 하는 방법도 터득했고 남는 에너지를 전기로 전환하여 저장하는 방법도 터득했다. 이제는 수소가 그 자리를 차지 할 수 있게 되었다. ‘수소’를 새로운 에너지 저장원으로서의 재발견이다. 이미 기존의 발전소에서 전기발전 과정에서 나오는 고온의 열을 활용하여 수소를 생산하여 에너지를 재활용하고 있었지만, 수소연료전지의 발명은 수소를 새로운 에너지 저장원으로 재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 인류의 커다란 인식전환이 될 수 있다. 수소연료전지는 수소를 태우지 않는다. 수소로부터 전자를 뻇었다 되돌려주는 간단한 방식으로 전기에너지를 얻는 방식이다. 이런 의미에서 수소를 직접적인 에너지원으로 사용하지 않고 전기에너지를 실어다 주는 운반자이자 저장자로서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직까지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온실가스가 발생한다. 그러나, 화석연료를 이용하는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인 온실가스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수소를 생산하는 문제는 이제부터 공학에게 이 문제를 풀어달라고 맡겨보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
2. 수소에 대한 재발견
-에너지 분야에 있지 않는 일반인으로서의 첫 번째 재발견은 모든 발전소에서 수소 생산이 가능하고 실제로 생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의 발견은 수소연료전지의 에너지 효율이 리듐이온전지의 200배 이상이라는 것이다. 보통사람의 시각으로 한번 살펴보자. 화력발전, 원자력발전, 수력발전, 태양열 발전, 태양광 발전, 풍력발전, 재생에너지 발전 등을 활용하여 전기를 생산해서 리듐전지에 저장해서 전기를 활용할 것인가, 아니면 수소를 만들어 수소연료전지에 저장하여 활용할 것인가 에 대해서 김 박사님 같은 전문가의 의견이 필요하다.
-첫째, 수소를 생산에 있어서의 에너지 효율의 문제다. 물을 전기분해해서 수소를 생산하여 수소연료전지를 만드는 기술이 SOFC (Solid Oxide Fuel Cell이라고 하는데, 수소를 생산할 때의 효율이 80%에 도달했다는 보고를 보면, 비효율성은 이미 기우가 아닌가 싶다. 두 번째는 전기차의 에너지효율이 단거리에서는 좋지만 장거리나 중량이 큰 차량의 경우 에너지 효율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반면 HFCV (Hydrogen Fuel Cell Vehicle)의 경우에는 장거리나 고중량의 차량에 차량에서는 기존의 내연기관차량보다도 효율이 앞선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전지의 충전능력이다. 리듐전지의 경우 10시간 이내 10ㅡ쪼 이하의 소규모 전기정장에 유리하고 수소연료전지는 1GWh ~ 1 TWh의 대용량 저장과 최대 100시간의 장기저장에 유리하다고 보고 되었다고 한다.
-이쯤되니, 그 유명한 제레미 리프킨 (Jeremy Rifkin)의 수소경제(2002)의 이야기가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2003년 미국의 부시 정부가 왜 HFI (Hydrogen Fuel Initiative)를 구상했는지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기후변화에 대한 범지구촌적 공동대처는 피할 수 없는 사실이기에 장기적으로 분명 화석연료에 기반한 국가사회인프라를 수소기반으로 전환을 준비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으리라 생각된다. 김 박사님께서는 미국의 경우, 2009년 오바마 정부에서 전기자동차에 우선순위를 두는 정책으로 전환하긴 했지만, 2015년 5월 DOE에서 수소전기차보급을 위한 민관파트너십인 H2USA를 결성하고, 수고공급인프라 확충을 목적으로 DOE 산하의 SNL과 NREL을 중심으로 H2FIRST (Hydrogen Fuelling Infrastructure Research and Station Technology)를 만들어 H2USA를 지원하도록 하는 등 꾸준한 준비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말씀해 주신다. 우리나라가 추진하고 있는 재생가능에너지 정책이 최종적으로 수소를 기반으로 하는 에너지의 생산, 운송, 저장 및 이용 등에 대한 전체 생태계 관점에서의 고민을 담고 있는지 꼼꼼히 한번 점검해 볼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수소에 대한 재발견은 범세계적이다. 2017년 1월 17일 다보스 포럼에서 새로운 수소협의체인 Hydrogen Council을 발족하여 수소를 청정에너지로 사용하는 것을 가속화하고 기후변화에 대응을 추지하기로 했다고 한다. 참여한 기업을 살펴보면 BMW, Daimler, Honda, 카오사키, 현대, Toyota, 에어리퀴드, 린데, Alstome, Engie, Shell, Total, AngloAmerican 등의 13개 기업으로 시작해 2019년 1월에 54개 회원사로 늘었다고 한다. 바로 산업계의 연합체다. 2018년 10월 23일에는 각국의 수소에너지를 담당하는 각국의 각료가 모인 각료회의에서 수소관련 기술의 연구개발과 사회전개를 위한 협력촉진을 선언하는 수소각료회의의 도쿄선언이 있었다고 한다. 이 선언에서는 국제에너지기구 (IEA), 수소연료전지국제파트너십(IPHE), 클린에너지대신회의(CEM)을 중심으로 ‘수소사회’의 조기실현을 위한 행동협력을 촉구도 포함되어 있다고 하신다. 수소연료전기차를 필두로 하는 수소경제생태계 구축의 전조다.
3. 함께하는 혁신의 국가전략이 요구된다.
-자,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남들이 한다고 그냥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저들이 잘하는 것 우리가 잘하는 것을 잘 정리하여 Give & take하며 선순환구조가 형성된 기속가능성을 담보하는 생태계를 설계해야 한다. 글로벌 생태계에 이질적이지 않는 우리만의 새로운 판이 필요하다. 이것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는 전술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우리는 무엇을 핵심역량으로 삼을 것인가 하는 전략적 차원의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그냥 우리가 잘하는 자동차 제조능력을 활용하여 가성비 높은 수소연료전기차를 빨리 내놓는 전략을 가질 것인가? 우리가 공들여 최정상에 올려놓은 2차전지산업의 경쟁우위를 어떻게 유지계승할 것인가? 그것보다는 우리나라의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Energy-mix를 어떻게 가지고 갈 것인가? 전략의 문제는 비용의 문제가 아니다. 비용은 전술적 차원에서 기술력으로 해결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전략적 고민의 결과에 새로운 가치의 탄생이 필요하다. 기존의 가치를 대체하는 것은 출혈의 경쟁만이 존재한다. 내연기관차가 전기차로, 전기차가 수소전기차로 바뀌는 것은 새로운 가치의 탄생이 아니다. 기존의 가치의 내용을 교체한다는 것은 비용과 성능의 우수함을 전제로 하는 출혈의 경쟁만이 존재한다. 2차전지의 선점은 화석연료생태계에서 전지생태계로의 새로운 가치 창출이었지만, 수소전기자동차는 2차전지의 경우와는 다른 경우다. 차라리 새로운 운반수단을 고민해보는 전략도 대안일 수 있다. 새로운 물류체계의 전략도 생각해 볼 수 있는 대안이다. 애써 잘 만들어 놓은 2차전지산업이 재도약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는 새로운 판이 필요하다. 화석연료에너지생태계와 원자력에너지셍태계가 힘을 합쳐 수소에너지생태계를 탄생시키는 구조에서 자연스럽게 에너지생태계를 확대하고 글로벌화 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지구라는 공유지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에너지시장의 거대한 전환은 필연적이고 필수적이다. 그러나, 에너지 시장은 기반시장이기에 에너지를 소비하는 활용시장의 Grand Transformation 전략이 선결되어야 한다. 2수 3수 앞을 내다보는 전략이 필요하다. 기후변화라는 대전제가 존재하기에 전략적 판단이 용이한 측면이 있음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겠다. 에너지 기반의 전환이 필수라면, energy-mix의 문제는 활용시장과 디커플링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나눠진 문제에서 필수적인 고려사항은 Electro-Intelli-fication이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가 따로 놀아나는 전략은 전략이 아니다. 에너지 시장의 electro-intelli-fication과 새로운 에너지원 활용시장의 electro-intelli-fication은 필수사항이다. 그러한 연후에 두 개를 엮는 Global Grand Smart Grid Initiative가 필요하다.
-아울러, 새로운 가치의 창출을 위한 도전의 여정에는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하는 과오를 범하지 말아야만 한다. 현대자동차의 전장/차량용 반도체 부문의 내재화 판짜기 실패, 국방 무인기 판짜기 실패, 엔지니어링 플랜트 판짜기 실패, 건설무분 엔지니어링 산업 판짜기 실패, KFX 판짜기 실패, 삼성과 LG의 5G 판짜기 실패 등의 수많은 뼈아픈 실패사례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이들 국가적 R&BD사업들의 실패 속에는 산-연 역량결합 실패, 관-민 혁신역할 분담 실패, 기업내부의 혁신전략 실패 등이 공동적으로 내재되어 있음을 지적한 안오성 박사님의 분석을 깊이 인식할 필요를 느낀다. ##
과학기술자들의 열린소통을 위하여 기꺼이 마음을 열어주신 김종원 박사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지구상에서 어느 누구도 가보지 않은 세상에의 도전을 항상 응원 드리며, 함께 성공의 길을 만들어 갈 수 있길 희망합니다.
이번 155차 새통사 모임에서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김종원 박사님을 모시고 ‘왜 우리는 수소에너지를 생각하는가?’ 라는 주제를 가지고 기후변화에 따른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의 다양한 생각들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리나라도 최근 혁신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수소경제기반을 데이터 기반과 인공지능 기반과 함께 3대 기반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선언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수소전지차에 대한 의견들이 여기저기서 뜨겁게 진행되고 있던 터라, 아니나 다를까 김 박사님의 강연 중에서도 다양한 질문들이 쏟아져 나와 분위기를 달구는 시간이었습니다. 김 박사님께서는 풀어내주신 말씀 속에는 이미 세계가 수소경제생태계 구축을 시작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김 박사님은 그런 관점에서 수소경제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한 많은 고민들을 풀어내 주셨습니다. 수소경제생태계에 익숙하지 않은 청중들의 입장에서 쉽게 이해하기 힘든 부분들이 많았지만, 각자의 마음 속에 무엇을 더 공부해야 할지를 한두가지씩은 챙겨갈 수 있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김종원 박사님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수소에너지연구센터, 고효율수소제조기술개발사업단, 21세기 프론티어사업단인 고효율수소에너지제조, 저장, 이용기술개발사업단의 책임자로 역임을 하면서 우리나라 수소에너지 기반의 경제시스템 구축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기술개발에 한평생을 몸담아 오신 분이십니다. 최근에는 대전광역시가 수소산업 전주기 제품 안전성 지원센터 구축 사업을 수주하는데 큰 역할을 담당하시는 등 어느 국가연구소의 연구자답게 묵묵히 한 우물만 파면서 우리나라 수소에너지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활동을 해주시고 계십니다.
1. 이젠 호모 하이드로제니쿠스(Home Hydrogenicus)의 시대다.
-김종원 박사님은 쥘 베른(Jules Verne)의 ‘신비의 섬(1874)’의 이야기로 시작해 주신다. 타고가던 배의 난파로 인하여 무인도에 당도한 군인들이 석탄연료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나오는 ‘물에서 수소와 산소를 분리할 수 있다면 인류에게 무진장한 열과 빛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수소는 산소와 만나 연소되면서 물의 생산과 함께 높은 열량(1Kg당 28,000여 Kcal)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알고 있다. 원유가 10,080 kcal, LNG가 11,780 kcal, 무연탄이 4,450kcal인 것과 비교해보면, 1874년의 쥘 베른의 이야기는 탁월한 선견지명이 아닌가 싶다. 김 박사님께서 수소 이야기를 하는 것은 단순히 열효율의 문제만의 것이 아니다. 바로 기후변화다. 교토의정서로 시작하는 UN기후변화협약은 더 이상 피해갈 수 없는 사슬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네트워킹 시간은 수소가 가지는 의미가 인류사적 측면에서 거대한 새로운 국면전환에 해당하는 것임에 대한 인식의 시간이었다. 인류가 140만년전 불을 발견하고 탄소 덩어리인 셀룰로스로 이루어진 나무를 태우며 살다가, 또 다른 효율 좋은 탄소덩어리인 글루코젠으로 시작되는 석유를 태우다가, 이젠 탄소 1개를 함유한 천연가스 (CH4)를 사용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수소는 더 이상 지구의 온실효과를 유발하는 이산화탄소를 만들지 않는다. 인류는 더 이상 탄소를 태우는 호모 카보니쿠스가 아니다.
-인류의 기초상식 하나가 ‘에너지 보존의 법칙’이다. 에너지는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 모습을 변화시킬 뿐이다. 처음에는 자연이 발명한 에너지 저장방법인 탄화물인-나무,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을 이용했다. 다음으로 발견한 것이 전기다. 전기를 발견하고 인류는 에너지를 전기의 형태로 저장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멀리 이동을 하는 방법도 터득했고 남는 에너지를 전기로 전환하여 저장하는 방법도 터득했다. 이제는 수소가 그 자리를 차지 할 수 있게 되었다. ‘수소’를 새로운 에너지 저장원으로서의 재발견이다. 이미 기존의 발전소에서 전기발전 과정에서 나오는 고온의 열을 활용하여 수소를 생산하여 에너지를 재활용하고 있었지만, 수소연료전지의 발명은 수소를 새로운 에너지 저장원으로 재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 인류의 커다란 인식전환이 될 수 있다. 수소연료전지는 수소를 태우지 않는다. 수소로부터 전자를 뻇었다 되돌려주는 간단한 방식으로 전기에너지를 얻는 방식이다. 이런 의미에서 수소를 직접적인 에너지원으로 사용하지 않고 전기에너지를 실어다 주는 운반자이자 저장자로서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직까지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온실가스가 발생한다. 그러나, 화석연료를 이용하는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인 온실가스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수소를 생산하는 문제는 이제부터 공학에게 이 문제를 풀어달라고 맡겨보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
2. 수소에 대한 재발견
-에너지 분야에 있지 않는 일반인으로서의 첫 번째 재발견은 모든 발전소에서 수소 생산이 가능하고 실제로 생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의 발견은 수소연료전지의 에너지 효율이 리듐이온전지의 200배 이상이라는 것이다. 보통사람의 시각으로 한번 살펴보자. 화력발전, 원자력발전, 수력발전, 태양열 발전, 태양광 발전, 풍력발전, 재생에너지 발전 등을 활용하여 전기를 생산해서 리듐전지에 저장해서 전기를 활용할 것인가, 아니면 수소를 만들어 수소연료전지에 저장하여 활용할 것인가 에 대해서 김 박사님 같은 전문가의 의견이 필요하다.
-첫째, 수소를 생산에 있어서의 에너지 효율의 문제다. 물을 전기분해해서 수소를 생산하여 수소연료전지를 만드는 기술이 SOFC (Solid Oxide Fuel Cell이라고 하는데, 수소를 생산할 때의 효율이 80%에 도달했다는 보고를 보면, 비효율성은 이미 기우가 아닌가 싶다. 두 번째는 전기차의 에너지효율이 단거리에서는 좋지만 장거리나 중량이 큰 차량의 경우 에너지 효율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반면 HFCV (Hydrogen Fuel Cell Vehicle)의 경우에는 장거리나 고중량의 차량에 차량에서는 기존의 내연기관차량보다도 효율이 앞선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전지의 충전능력이다. 리듐전지의 경우 10시간 이내 10ㅡ쪼 이하의 소규모 전기정장에 유리하고 수소연료전지는 1GWh ~ 1 TWh의 대용량 저장과 최대 100시간의 장기저장에 유리하다고 보고 되었다고 한다.
-이쯤되니, 그 유명한 제레미 리프킨 (Jeremy Rifkin)의 수소경제(2002)의 이야기가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2003년 미국의 부시 정부가 왜 HFI (Hydrogen Fuel Initiative)를 구상했는지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기후변화에 대한 범지구촌적 공동대처는 피할 수 없는 사실이기에 장기적으로 분명 화석연료에 기반한 국가사회인프라를 수소기반으로 전환을 준비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으리라 생각된다. 김 박사님께서는 미국의 경우, 2009년 오바마 정부에서 전기자동차에 우선순위를 두는 정책으로 전환하긴 했지만, 2015년 5월 DOE에서 수소전기차보급을 위한 민관파트너십인 H2USA를 결성하고, 수고공급인프라 확충을 목적으로 DOE 산하의 SNL과 NREL을 중심으로 H2FIRST (Hydrogen Fuelling Infrastructure Research and Station Technology)를 만들어 H2USA를 지원하도록 하는 등 꾸준한 준비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말씀해 주신다. 우리나라가 추진하고 있는 재생가능에너지 정책이 최종적으로 수소를 기반으로 하는 에너지의 생산, 운송, 저장 및 이용 등에 대한 전체 생태계 관점에서의 고민을 담고 있는지 꼼꼼히 한번 점검해 볼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수소에 대한 재발견은 범세계적이다. 2017년 1월 17일 다보스 포럼에서 새로운 수소협의체인 Hydrogen Council을 발족하여 수소를 청정에너지로 사용하는 것을 가속화하고 기후변화에 대응을 추지하기로 했다고 한다. 참여한 기업을 살펴보면 BMW, Daimler, Honda, 카오사키, 현대, Toyota, 에어리퀴드, 린데, Alstome, Engie, Shell, Total, AngloAmerican 등의 13개 기업으로 시작해 2019년 1월에 54개 회원사로 늘었다고 한다. 바로 산업계의 연합체다. 2018년 10월 23일에는 각국의 수소에너지를 담당하는 각국의 각료가 모인 각료회의에서 수소관련 기술의 연구개발과 사회전개를 위한 협력촉진을 선언하는 수소각료회의의 도쿄선언이 있었다고 한다. 이 선언에서는 국제에너지기구 (IEA), 수소연료전지국제파트너십(IPHE), 클린에너지대신회의(CEM)을 중심으로 ‘수소사회’의 조기실현을 위한 행동협력을 촉구도 포함되어 있다고 하신다. 수소연료전기차를 필두로 하는 수소경제생태계 구축의 전조다.
3. 함께하는 혁신의 국가전략이 요구된다.
-자,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남들이 한다고 그냥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저들이 잘하는 것 우리가 잘하는 것을 잘 정리하여 Give & take하며 선순환구조가 형성된 기속가능성을 담보하는 생태계를 설계해야 한다. 글로벌 생태계에 이질적이지 않는 우리만의 새로운 판이 필요하다. 이것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는 전술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우리는 무엇을 핵심역량으로 삼을 것인가 하는 전략적 차원의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그냥 우리가 잘하는 자동차 제조능력을 활용하여 가성비 높은 수소연료전기차를 빨리 내놓는 전략을 가질 것인가? 우리가 공들여 최정상에 올려놓은 2차전지산업의 경쟁우위를 어떻게 유지계승할 것인가? 그것보다는 우리나라의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Energy-mix를 어떻게 가지고 갈 것인가? 전략의 문제는 비용의 문제가 아니다. 비용은 전술적 차원에서 기술력으로 해결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전략적 고민의 결과에 새로운 가치의 탄생이 필요하다. 기존의 가치를 대체하는 것은 출혈의 경쟁만이 존재한다. 내연기관차가 전기차로, 전기차가 수소전기차로 바뀌는 것은 새로운 가치의 탄생이 아니다. 기존의 가치의 내용을 교체한다는 것은 비용과 성능의 우수함을 전제로 하는 출혈의 경쟁만이 존재한다. 2차전지의 선점은 화석연료생태계에서 전지생태계로의 새로운 가치 창출이었지만, 수소전기자동차는 2차전지의 경우와는 다른 경우다. 차라리 새로운 운반수단을 고민해보는 전략도 대안일 수 있다. 새로운 물류체계의 전략도 생각해 볼 수 있는 대안이다. 애써 잘 만들어 놓은 2차전지산업이 재도약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는 새로운 판이 필요하다. 화석연료에너지생태계와 원자력에너지셍태계가 힘을 합쳐 수소에너지생태계를 탄생시키는 구조에서 자연스럽게 에너지생태계를 확대하고 글로벌화 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지구라는 공유지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에너지시장의 거대한 전환은 필연적이고 필수적이다. 그러나, 에너지 시장은 기반시장이기에 에너지를 소비하는 활용시장의 Grand Transformation 전략이 선결되어야 한다. 2수 3수 앞을 내다보는 전략이 필요하다. 기후변화라는 대전제가 존재하기에 전략적 판단이 용이한 측면이 있음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겠다. 에너지 기반의 전환이 필수라면, energy-mix의 문제는 활용시장과 디커플링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나눠진 문제에서 필수적인 고려사항은 Electro-Intelli-fication이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가 따로 놀아나는 전략은 전략이 아니다. 에너지 시장의 electro-intelli-fication과 새로운 에너지원 활용시장의 electro-intelli-fication은 필수사항이다. 그러한 연후에 두 개를 엮는 Global Grand Smart Grid Initiative가 필요하다.
-아울러, 새로운 가치의 창출을 위한 도전의 여정에는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하는 과오를 범하지 말아야만 한다. 현대자동차의 전장/차량용 반도체 부문의 내재화 판짜기 실패, 국방 무인기 판짜기 실패, 엔지니어링 플랜트 판짜기 실패, 건설무분 엔지니어링 산업 판짜기 실패, KFX 판짜기 실패, 삼성과 LG의 5G 판짜기 실패 등의 수많은 뼈아픈 실패사례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이들 국가적 R&BD사업들의 실패 속에는 산-연 역량결합 실패, 관-민 혁신역할 분담 실패, 기업내부의 혁신전략 실패 등이 공동적으로 내재되어 있음을 지적한 안오성 박사님의 분석을 깊이 인식할 필요를 느낀다. ##
과학기술자들의 열린소통을 위하여 기꺼이 마음을 열어주신 김종원 박사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지구상에서 어느 누구도 가보지 않은 세상에의 도전을 항상 응원 드리며, 함께 성공의 길을 만들어 갈 수 있길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