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수의 송무백열(松茂柏悅)

대전 3천, 둘레산길 예찬과 개선방안

,곽상수
2021-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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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은 2019년 '한국갤럽' 조사에서 한국인이 살고 싶은 도시로 서울, 부산, 제주에 이어 4위로 선정됐다. 서울과 부산은 문화시설과 재미, 일자리가 많아서, 제주는 자연경관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대전은 교통이 편리하고 자연환경이 좋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 지역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필자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대전 둘레산길(12구간), 대전 3천(갑천, 유등천, 대전천), 대청호 오백리길(21구간)과 금강(대청댐~금강하구둑)을 주로 걷거나 대중교통으로 구석구석 탐방할 수 있었다. 3천 상류는 청정 그 자체이고 둘레산길에서 조망하는 대전시와 대청호, 계룡산은 참으로 자부심을 느껴도 좋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무엇보다 과학수도 대전이 생태도시와 역사도시로서 높은 가치가 있음을 확인했다. 둘레산길에는 갈현산성, 길현산성, 안산산성 등 많은 산성이 있다.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에 등록된 산성(山城) 235개 가운데 대전에만 19개 산성이 있다. 이 지역에 산성이 많은 것은 삼국시대 백제와 신라의 경계지역으로 전투가 많았기 때문이다. 월평공원 북쪽에는 고구려 장수왕이 직접 내려왔다는 월평산성이, 옥천 초입에는 백제 성왕이 신라군에게 피살된 관산성이 있다.

한편 도시의 강과 하천은 정화, 수송, 휴식, 관광 등으로 도시발전에 중요하다.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의 저자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하버드대 박사)는 한국문화와 자연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그는 우송대 솔브릿지 국제경영대학에 근무했을 때 대전 3천(大田 三川)을 새긴 포스터와 컵을 제작할 정도로 대전 사랑이 남달랐다. 대전지역 산성의 가치도 강조했다. 대전 3천과 둘레산길을 탐방하면서 안전과 교육, 탄소중립 관점에서 몇 가지 제안한다.

첫째, 안전을 위해 둘레산길과 산성을 정비하자. 위험한 구간에 계단과 안전장치가 만들어져 있지만 더 많이 조성할 필요가 있다. 계족산성과 보문산성을 제외한 대부분의 산성은 위험할 정도로 훼손이 심하다. 안내표시도 구간 시작점과 종점, 여러 길로 갈라지는 곳에 표시하면 방문자는 헤매지 않을 것이다. 필요한 곳에 간이 화장실 설치도 필수다.

둘째, 둘레산길 산성투어 교육프로그램을 제안한다. 많은 예산을 들여 옛 산성을 복원하고 둘레산길을 조성한 것은 트레킹만을 위한 것은 아닐 것이다. 산성에 대한 설명도 부족하다. 시민참여를 위해 기관별(학교, 기업, 시민단체 등)로 산성, 둘레산길과 하천(지천)을 나누어 관리하는 방법도 고려하면 좋겠다. '역사에서 미래를 읽는다'처럼 스토리텔링이 될 수 있는 산성투어를 통해 향토사랑, 자연사랑, 체력단련, 역사공부까지 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되겠다.

셋째, 대전 3천에 탄소중립을 위한 녹지공간을 조성하자. 하천을 따라 산책로와 자전거도로, 스포츠시설이 조성돼 있으나 탄소중립을 고려한 하천 개발을 검토하면 좋겠다. 물 관리를 위한 하천 준설사업과 산책로에 적절한 수종을 선정해 나무 길을 조성하면 경관도 아름답고 햇빛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나무는 온실가스 흡수 효과에 도움이 된다.

넷째, 대전 3천과 둘레산길에 대중교통의 접근성이 쉬워야 한다. 승용차로 둘레산길을 탐방하면 원점회귀 해야 하고 많은 온실가스를 발생하게 된다. 둘레산길에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으면 자가운전과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3천에 연결되는 많은 지천을 잘 개발하면 좋겠다.

대전이 가장 살고 싶은 으뜸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이해 당사자인 시민의 관심과 참여가 가장 중요하다. 대전이 지닌 천혜의 입지조건과 함께 시민이 행복하고 젊은이들이 즐길 수 있는 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을 필요가 있다.

[대전일보 대덕포럼 2021.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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