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건축가의 세상읽기

디지털 세상읽기(297)- 정치의 본질에 집중하게 하는 디지털 세상

이순석
2022-10-27
조회수 123

오늘 아침의 지인의 담벼락에 정치의 불안정성이 민주주의를 망하게 하고 있다는 이코노미스트지의 글을 보게 된다. 브리탈리(Britaly)라는 신조어도 생겼다고 한다. 정치적 불안 때문에, 신뢰가 바탕인 채권시장이 성장하지 않고 널뛰기를 하는 국가에 붙여진 용어라고 한다. 정치불안정성의 상징적인 나라인 이탈리아의 속성이 영국에 수입되어, 이제 이탈리아식 불안이 정착된 나라라는 의미가 브리탈리라고 한다. 오늘 아침에는 이탈리아의 현대사에 있었던 68개 정부 중에서 역대 4위의 최장 정부의 수반이 영국의 수낙 신임수반에게 충고를 하는 글이 실렸다. 이탈리아의 역대 정부는 통상적으로 불과 3년의 재임에 지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 불안이 영국에 수혈되었다는 것이다. 2015년부터 데이비드 캐머런, 테레사 메이, 보리스 존슨, 리즈 트라스 등 불과 7년 동안에 수반이 4명이나 바뀌는 영국의 정치불안의 근원도 만만찮다. 마테오 렌지 전 이탈리아 총리(2014~2016)는 수낙 신임 총리에게 민주주의의 의미와 가치와 품격을 회복해달라는 주문을 한다. 그것을 위해서 수낙 총리는 여론에 일희일비하는 정치적 추종자(political follower)가 아니라 민주주의를 바로 세울 수 있는 정치적 리더(political leader)가 되어 달라는 주문을 한다. 이탈리아에도 없는 45일간 재임이라는 정치사 초유의 일이 던져주는 교훈이 포풀리스트들은 재임 중에 반드시 선거 기간 중의 포풀리즘에 배한 비용을 치른다는 것을 잊지 말아달라고 충고한다. 정치라는 것이 조화롭게 하는 것이라는 근본을 쫓으면, 정치의 본질을 회복하는데 들이는 노력을 방해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찾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민주주의 정치라는 것은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조화롭게 사는 세상을 추구하는 것이겠다. 그러고 보면, 정치 불안정의 원인은 정부의 수반이 자주 교체되는 것이 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또 제대로 듣지 않기에 조화로움을 찾을 수 없는데서 기인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이제 민주주의 정치를 방해하는 요인들을 찾고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찾는다면, 조화로운 정치에 이르는 지름길을 찾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질 수 있겠다. 제일 힘든 것이 구성원 모두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그 다음은 그 이질적인 갈망들을 어떻게 해서 조화를 찾아낼 것인가 하는 문제다. 구성원 모두의 목소리를 듣지 못한다면 그들만의 정치가 되고 조화의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시간낭비일 뿐이다. 전체를 살피지 못하는 것은 인간이라는 존재자가 가지는 어쩔 수 없는 한계라는 것은 분명하지만, 우리는 언제나 철학의 도움으로 한계라는 이름 알 숨겨져 있는 갈망들을 찾고, 또 공학의 도움으로 어쩔 수 없이 선택에서 제외되는 갈망들의 희생이 보다 더 많은 이들을 위하여 세련된 마련을 준비할 수 있다는 기대를 버릴 수는 없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공학에 있어 천군만마와 같다. 마련을 위한 구조와 작동의 설계의 대상에 물질적인 것뿐만 아니라 비물질적인 것을 대상으로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더욱 반가운 것은 빛속도의 작동이다. 빛속도의 작동은 시간이 멈추고 엄청난 에너지의 뭉침이 가능하다는 물리학적 법칙의 운용에 대한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구성원 모두의 이질적인 갈망을 소화해낼 수 있는 초비선형적 구조와 작동을 실현하는 마련이 더욱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모두의 갈망을 빛속도로 청취하고 빛속도로 조율하여 빛속도로 하나의 뜻을 만들 수 있는 디지털 세상은 정치 리더들에겐 하늘이 내리는 복임에 틀림없다. 진정한 정치적 리더는 모두의 소리를 듣고 모두를 조화롭게 하는 방법론을 창조해내는 자다. 공학적 시선과 사유를 겸비한 정치가만이 누릴 수 있는 자리다. ^^* #디지털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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