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석의 강연후기

233차_미국 외교정책의 역사

이순석
2022-04-12
조회수 452

새통사의 Talk-Factory가 시즌15, 233차 모임에는 작년 12월 새통사에서 ‘미국의 2022년 중간선거 예상 분석과 미국 정치 역동 분석’이란 주제의 강연(221차)을 해주셨던 신은철 칼럼리스트를 모시고 러-우크라이나 갈등 시국에서 미국의 외교정책 역사를 되짚어보고 그 연장선상에서 러-우크라이나 갈등의 향방을 점쳐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른 것도 마찬가지겠지만, 외교 분야는 독특한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가 아닌가 싶습니다. 가장 큰 특징은 사회적 체계들인 국가 간의 관계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단세포들이 사람의 몸을 형성하고,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 행위들이 있듯이, 외교는 수많은 시민들이 모여 만들어진 국가라는 개체들간의 관계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기에 간단한 공식으로 끝날 수 없는 일이다. 이곳에도 엄연히 개체의 생존성이 절대적 가치이기에, 미국이 자신들의 생존을 위한 어떤 판짜기의 역사가 있었는지를 아는 것은 국가 차원뿐만 아니라 사회적 차원이나 개인적 차원 등의 다양한 계위에서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신은철 칼럼리스트는 대학시절 영어영문학을 전공했지만 미국 정치에 관심이 많아 꾸준히 자료수집과 분석을 해오시다가, 중간선거가 실시된 2018년부터 블로그에 미국 정치글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와 같은 주요 유럽 국가들의 정치에도 관심의 끈을 놓치 않으시고 풍성한 분석글들을 독자들에게 선물해 주고 계십니다. 그간의 글들은 신은철 선생님의 블로그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PostList.naver?blogId=eunchole) 최근에는 ’the columnist’라는 미디어에 초대 글을 싣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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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사정으로 신은철 선생님의 강연을 직접 접하지 못하고 남겨진 동영상을 통해서 접하게 되니 아무래도 신 선생님의 기운이 제대로 전달 받지 못하는 것 같다. 공학도에겐 낯설기 그지없는 단어인 ‘외교’이지만, 생존의 위한 판의 설정과 그 판을 작동규칙이 필요하다는 일반론의 관점으로 비껴서보면, 외교도 전략과 정책으로 나누어질 수밖에 없는 것은 매 한가지가 아닌가 싶다. 외교는 각자의 존엄을 전제로 하는 것이기에 <판 짜기기>라는 묘미가 존재한다. 신 선생님께서 굳이 설명은 하지 않았지만, 미국의 외교전략은 ‘압도적인 힘의 우위 유지’라고 표현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짚어주시는 미국의 대외정책의 3대 축인 군사력, 경제력, 외교력은 하나 같이 압도적인 힘을 전제 하되 자국의 에너지를 최소한으로 하는 가운데 힘의 압도가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성을 가지고 있음을 읽을 수 있다. 강력한 힘을 가지지 못했던 시절에는 ‘중립국’이라는 틀을 유지하다가 일정 수준의 힘이 키워진 후에는 지역맹주의 입지를 다지는 ‘독트린’의 틀로 전환했다가 힘의 우위를 점하는 시기에는 ‘자기의 기준의 세계화’라는 틀을 만든다. 세계화의 에너지를 최소화하기 위한 다자간 협력의 틀을 하위의 판을 그려낸다. NATO, UN, 다양한 형식의 경제협력체제, 기축통화체제 등의 다양한 세부적인 판들을 위계적으로 배치하여 운용한다.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2차 세계대전 이후, 신경 쓰이는 상대는 쏘련, 일본, 중국 등 3개국이 아닐까 싶다. 일본에 냉전이라는 단어를 붙여지지 않는 것을 보면, 일본은 미국이 짠 틀 속에 잘 녹아들었기 때문이지 싶다. 일본은 사실 미국의 금융을 앞세운 외교정책으로 일찌감치 게임에서의 승리를 거두었었다. 40년간 지속되는 미쏘냉전은 1991년말 미국의 승리로 끝냈다. 2018년쯤 시작된 미중냉전이 얼마나 오래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의 전망은 미국의 판짜기를 살펴보는 것이 답이 겠다. 미쏘냉전은 무력경쟁이었지만, 미중냉전은 무역경쟁의 양상이다. 게임의 법칙에서 변하지 않는 절대적인 원리가 있다. 돈을 많이 가진 사람이 이긴다는 것이다. 에너지를 많이 가진 쪽이 이기는 것이다. 다른 측면에서 보자면, 에너지 소비를 작게 해서 경쟁을 하는 쪽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생존의 법칙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에너지의 공급이다. 그것도 원하는 것을 획득할 수 있게 할 만큼의 충분한 에너지 공급이 절대적이다. 미국은 지금까지 철저하게 최첨단 분야의 개척을 통한 자기 주도적 판을 구축과 운영을 통해서 고부가가치의 대상을 독과점하는 방식의 길을 걸어왔다. 남들 보다 한발 빠른 건너가기를 위한 에너지의 공급이 필요해 보인다. 어떻게 보면 중국과 벌리고 있는 무역전쟁은 자신들의 고부가가치시장 독점을 통한 에너지 공급방식을 거부하는 중국에게 선진국의 경험축적을 대가없이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게 하여, 중국의 에너지 소비를 촉진하는 방향의 판을 운영하는 선에서도 충분해 보인다. 이런 판에 포위되면 중국의 입장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이 자신의 경제력을 키워야만 하고 그러기 위해선 시장의 스케일을 확보하는 길이 유일한 것일 수밖에 없다. 중국의 대미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40%다. 그 40%는 양면의 칼을 가진 것이지만, 자신의 위한 칼이 되기 위해선 중국 상품의 생산원가를 일정 수준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중국은 그것을 위한 방편마련에 에너지를 과감하게 투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첨단의 고부가가치 분야에 에너지를 투입할 여력에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다. 미국과의 속도 경쟁에서 한 걸음 뒤쳐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규모 양적완화에 이은 물가상승의 압박은 빚으로 살아가는 기축통화국 미국의 입장에서는 여간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다. 미국의 도덕주의에 상처를 줄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뾰족한 묘수가 없다. 뭔가 판을 흔들어야 할 타이밍이다. 그런 와중에 러-우크라이나 갈등에 불꽃이 점화되었다. 묘한 다양한 해석들이 쏟아져 나올 수밖에 없는 절묘한 상황이다. 재미를 위한 방향으로 후기의 길을 잡는다. 러시아가 충분히 유럽에서 비대칭전략을 확보하고 있었던 상황. 바로 에너지의 독과점 상황이었다. 기후위기에 따른 환경론자들의 주장이 절대적인 가치로 부상하는 상황에서 유럽의 에너지는 러시아에 무방비 상태로 의존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푸틴의 20년은 러시아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게 하는 충분한 시간이었지 싶다. 미국은 이미 다자외교라는 판 위에서 돌아가고 있고 이른바 매파의 트럼프 시대가 지나고 비둘기파의 바이든 정부가 들어섰다. 미국의 직접 개입은 없다. 푸틴의 머리 속에 회심의 미소를 띠게 하는 상황이 아니겠는가. 지금이 딱 그런 상황이지 않는가... 쏘련이 무너졌기에 아무런 신경을 쓸 필요가 없었던 러시아가 체천을 집어 삼키는 것을 계기로 이른바 러시아의 접경국들인 독립국가연합(CIS)은 앞을 다투어 NATO에 가입을 하며 생존보호를 위한 몸부림을 친다. 서방은 냉철하다. 무기만 판다. 푸틴은 서방의 행동양식과 외교전략을 이미 간파하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푸틴은 스스로 도발을 했을까 아니면, 누군가가 도발을 유도했을까? 이렇든 저렇든 푸틴의 도발이 필요한 상황논리가 설득력이 있어야만 한다. 러시아의 인접국에 대한 기본전략은 6.25이후 변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된다. 기본원칙은 다름 아닌, 인접국은 외세의 러시아 침략의 발판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런 원칙하에 인접국은 러시아의 자유로운 활동이 보장되는 중립국이거나 러시아에 우호적인 국가여야만 한다는 방침을 고수한다. 동유럽쪽 CIS가 죄다 NATO에 가입한 상황에 우크라이나마저 NATO 가입을 추진한다는 것은 러시아의 입장에서 용납하기 힘든 상황이다. NATO의 대 우크라이나 지원 현황을 보면, NATO가 굳이 우크라이나를 가입시키고 노력하여야 할 절대적인 이유나 명분이 읽히지 않는다. 무기만 팔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군가 도발을 유도했다는 ‘설’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쯤해서, 그들은 어떻게 저렇게 장기적인 스케일의 판짜기가 가능한 것인가 라는 질문이 쏟아난다. 이 질문과 함께 쑹홍빙의 <화폐전쟁 II>에서 소개하는 ‘세계정부’를 꿈꾸는 세력들의 접근방법론이 생각한다. 물론 쑹홍빙의 과대망상일수 있겠지만, 미국을 비롯한 서구 선진세력들은 국가전략의 토대를 만들기 위한 거대한 스케일의 체계에 대한 흔적의 발견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한다. 핵심은 씽크탱크들이다. 씽크탱크들의 다양성 배양이 핵심이다. 나에게 유리한 판을 짠다는 것은 대단히 복잡하고 난이도 높은 ‘전략인텔리전스’의 지원 없인 불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누가 이런 판짜기를 위한 전략인텔리전스를 제공하는 것일까? 우리는 이런 토대가 잘 갖추어져 있는가? 아래는 모두 민간의 씽크탱크다. 우리나라의 과거 4대그룹의 씽크탱크를 제외하고는 기존의 틀을 깨는 변태적 판짜기를 구상할 수 있는 씽크탱크는 없는 것 같다. 그들은 민간의 씽크탱크를 정부와 기업들과 시민들이 함께 키운다. 물론 쑹홍빙은 그들을 움직이는 더 깊은 곳의 손이 있음을 이야기 할 것이지만....^^* ##

 

 쉬이 접할 수 없는 세계로의 여행을 마련해주신 신은철 칼럼리스트에게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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