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강연모음

170303 제79차_ 이광훈작가와 함께한 역사기행(류득수 박사, ETRI)

조회수 182

안녕하십니까, 

도래하는 초연결시대의 본질을 통찰하면서,

새로운 디지털혁명에 과감하게 도전하는 기술의 신기축을 탐색하는 새통사입니다. 

 

 

이번 새통사 78차 모임은 류득수 박사님께서 <조선을 탐한 사무라이>라는 책의 작가인 이광훈 작가와 함께 책의 배경이 되는 조슈번(현재 야마구치현)을 직접 발로 걷고 눈으로 살피며 코로 맡아 보고 온 메이지유신 사적 기행의 경험을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가깝고도 먼 이웃인 일본, 세계의 최강 그룹에 속하지만 우리만 우습게 보는 일본. 그 일본의 오늘을 있게 한 역사의 축의 하나인 메이지유신이 어떤 사람들을 통해서 시작되었는지를 살펴보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오늘도 희미한 기억을 더듬어 불금의 멋진 밤 하늘에 떠돌던 상념들을 한번 옮겨보려 합니다.

.   

 

1. 역사의 인류의 삶이다. 

 

- 왜, 역사를 알아야 하는가? 왜,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이 오늘의 생각나누기를 풀어가는 첫번째 질문이 되어야 함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 아닌가 싶다.  

- 역사는 인류의 삶이다.  인류의 삶의 현장이다. 전부일 순 없지만 분명 우리 인류가 살아 온 경험들의 기록이요 삶의 흔적들이다.  시공간을 초월하는 인류 공동의 기억이다. 

- 뇌과학은 말한다. 인간은 과거의 기억으로 부터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예측한다고.  역사가 인류 공동의 기억이기 때문에 그 기억들은 분명 우리의 미래와 연결되어 있다. 우리가 무엇을 기억하고 있는가에 따라서 우리의 현재와 우리의 미래가 결정된다. 우리가 얼마나 양질의 기억을 가지고있는가에 따라서 현재에 대한 진단의 정확도는 높아 질 것이고 그것에 따라 미래의 삶의 질도 영향을 받는다. 

- 이것이 바로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다.  그 역사 속에는 시간과 공간과 인간을 뛰어 넘은 인류의 인지유동성이 존재한다. 호모 사피엔스가 수많은 인간 종에서 유일하게 지금까지 존재하고 지구의 정복자(?)가 되었는가를 설명하는데 있어서 이러한 <인지유동성>이 가장 큰영향을 끼쳤던 것이 아닌가 싶다.  

- 사람마다 그것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 들여서 그 속에 존재하는 삶의 통찰을 자기의 것으로 만드는 사람이 있고, 헌신짝처럼 외면하는 사람도 있다. 그것은 분명 출발선의 차이를 야기할 것임에 분명하다. 

 

2. 개방과 공유의 땅, 조슈번 ? 

 

- 이광훈 작가는 <조선을 탐한 사무라이>라는 책이 있기 전에 <그들은 왜 우리와 다른가?>라는 질문이 있었다. 동갑내기의 <고종황제>와 <메이지천황>은 비슷한 기간의 제위기간을가졌던 비슷한 처지의 이웃하는 두나라 사이에 무엇을 어떻게 아니면 무슨 일이 있었기에 한나라는 정복자가 되고 또 한 나라는 식민지가 되었을까? 

- 또한, 일본 인구의 1/60 수준이 모여사는 조수번에서 어떻게 육군장성을 배출하고 총리의 20%를 배출할 수 있었던 것일까? 왜?..... 이광훈 작가는 이렇게 역사학자도 아니면서 그 질문을에 답을 쫓아갔다.  그런 땀과 끈기의 결실이 <조선을 탐한 사무라이>다.  <상투를 잘린 선비와 상투를 자른 사무라이>라는 부제에 읽을 수 있듯이 이광훈 작가는 사람에 집중했다.  자신이 던진 질문의 답이 사람과 그 사람들의 행동양식에 있었음을 은연 중에 말하고 있다. 

- 조수번은 과거 대륙문물의 일본으로 들어가는 통로였다.  가야국, 신라국, 백제국, 고구려국, 발해국, 조선국, 중궁의 수많은 나라들과의 교역의 통로 역할을 담당했던 시모노세키가 있는 <번, 현재의 현>이다.  최소한 일본 바깥에 다른 큰 세상이 있음을 알고 있었다.

- 조수번에는 그 열린 세상을 꿰뚫어 볼 수 있는 통찰을 가진 <요시다 쇼인>이 있었고, 그가 가진 통찰에 통찰을 더하며 힘을 합쳤던 걸출한 영웅 <사카모토 료마>가 있었다.  함부로 나다닐 수 있었던 시절. 한 사람은 죽음을 각오하고서라도 천하를 주유하며 곳곳의 통찰자들과 세상의 깊이와 너비와 도를 공유할 수 있었고, 또 한사람은 최고의 사무라이로서 가능했던 자유로운 여행을 헛되이 보내지 않고 새로운 시대로의 움직임을 유도해 냈다. 

- 조수번에는 통찰력을 가진 요시다 쇼인과 그것을 공유하고 시대를 거슬러 전할 수 있게 소카손주쿠라는 사설학숙이 있었다. 그들은 바깥 세상의 소식을 벽에 붙여 놓고 자연스럽게 누구나 그것을 알고 생각을 발전시킬 수 있는 공유의 틀을 가지고 있었다. 

- 조수번에는 훗날을 도모하기 위하여 함께 희생을 감수하며 미래를 위하여 축적된 막대한 자금이 있었다. 결국 열린 사람이 있었고, 통찰을 얻고 나눌려는 열린 정신이 있었고, 뜻을 실현하는데 필요한 자금이 있었다.     

 

3. 한국의 동도서기 (東道西器), 중국의 중체서용 (中體西用), 일본의 화혼양재 (和魂洋才)      

 

- 이광훈 작가는 구한말 한중일의 처지가 그러 할 수 밖에 없음을 세가지 말로 표현했다. 한국의 동도서기 (東道西器), 중국의 중체서용 (中體西用), 일본의 화혼양재 (和魂洋才)다. 중국은 자신들이 중심이고 모든 것을 다 갖추고 있기에 서양의 특이한 활용법만 빌어오면 된다는 생각이었고, 우리는 동쪽의 높은 도가 있으나 서양의 그릇을 이용하면 된다는 생각. 물질보다 높은 정신이 있으면 된다는 생각이었으나, 일본으로 화합의 정신으로 서양의 재주를 배워야 한다는 생각. 물고기를 어떻게 먹느냐를 고민하기 보단, 물고기를 얻는 것 보다는 낚시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믿음을 국가적인 역량을 총동원하여 자신들에게 내재하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 당대 최고 수준의 배를 가지고 표류한 하멜이 아무리 배를 만드는 법을 가르쳐주려 해도 듣지 않고, 포와 총을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려해도 듣지 않았던 조선사람들.  하멜의 최신식배에 달려들어 나무를 뜯어내 장작으로 사용했던 조선 사람들과 일본으로 도망쳐 온 하멜의 머리 속을 다 훔치고 네덜란드와의 외교까지 충분히 활용한 일본 일본사람들.  그 속에 우리가 왜 식민지가 되었는지 답을 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미국을 포함한 유럽의 12개국을 방문한 구미사절단이 보고 듣고 느낀 기록들을 모두 공유할 수 있게 한 일본과 보빙을 하고도 아무 기록도 공유하지 않은 조선이 또 다른 답이 되지 않을까 싶다.

- 구미사절단으로 미국에 건너와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자신들의 방식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통렬한 깨달음으로 스스로 상투를 자른 일본사절단과 상투가 전부인양 고수하기를 고집하고 우리 것이외에는 외면과 반대만 했던 조선사람들이 그 답의 일부가 되지 않을까 싶다.

- 1883년 미국시찰에 따라 나선 길에서 엘리베이터를 보고 놀라 자빠졌던 유길준은 왜 미국과 조선의 지력의 차이에 대해서 조선에 알리지 않았을까? 지금은 그 차이를 얼마나 좁히고 있는가? 깊이 반성해 볼일이다.   

 

  

4. 우리를 알자 : 대한민국은 세상에 적응하려고 하기보단 새로운 세상을 만들었다.   

 

- 135년전 느꼈던 미국과 조선의 지력차이는 정말 얼마나 좁혀졌을까? 우리가 매년 시행하는 기술수준차에 나오는 한자릿수 차이가 정말 맞는 것일까? 일론머스크의 스페이스X에서 우주선의 추진체 로켓을 회수한 사건이 그냥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의 단순한 차이인가? 그러한 사건 이면에 숨어있는 보이징 않는 엄청난 차이를 우리는 느끼지 못하고 있다.  

- 그럼 우린 부러워만 하고 있어야 하는가? 열심히 쫓아 가야 하는가? 정말 열심히만 하면 쫓아 갈 수 있는 것인가? 다른 방법은 없을까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시대정신이 아닌가 싶다. 

- 우리의 선배들은 그러한 길을 걸었다. 135년전에 유길준이 느꼈던 암담함을 우리만의 길을 찾아 뛰어왔다.  선배들은 그렇게 해냈다.  세상에 적응하지 않고 새로운 길을 찾았다. <디지털>의 길이었다. 멋지게 성공했다.  <숫자>는 누구에게나 공평한 것이기에 열심히 하는 자에게 길을 열어 주었다.   

- 지금도 135년전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 우리가 잘해왔던 <디지털>을 그들은 또 다른 방식으로 새로운 길을 열어 버렸다. 우리에겐 대안이 없는 것이 아닌가 싶다. 또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가지고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가면 된다.  

- 세상에서 가장 빠른 고령사회와 온갖 재난재해를 경험한 일본은 그들의 경험을 자산으로 전환했다.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이른바 <문제 선진국>이라는 다른 시각으로 쳐다보고 자신들의 강점으로 극복할 수 있는 방법론을 택했다. 일본은 제4차산업혁명의 한 축이 되기 위한 방법으로 <로봇전략>을 택했다.  

-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에게도 강점이 많다. <엄청난 밀도로 사는 것>, <초고속의 쇼셜 사회>, <보편적 지적 능력>, <풍류>, <보편적 까다로움>, ...수없이 많다.  우리가 잘하는 것과 어떻게 결합하여 어떤 신세계를 열 것인가가 우리에게 던져진 과제이다. 

- 사무라이들에게 배우는 것이다.       

 

5.  과거에 존재했던 종(種)의 99.9%는 멸종했다 !

 

- 공룡도 없어졌는데도 오늘이 존재하고 있다. 멸종의 교훈을 얻고 새로운 종들로 채워진다.  우리가 사라진들 세상에 뭔 어려움이 있겠는가?  우리가 없어지면 우리의 문제는 조용히 사라진다. 그것이 진리다. 

- 살아야 하고, 후손들이 또 살아야 한다면, 우린 인류의 삶의 통찰인 역사를 배워야 하고, 우리 또한 그 역사를 쌓아 가야 한다.  축적해 가는 것이 후세들을 위한 의무이자 임무이다. 

- 쌓게 멋지게 쌓아야 한다. 후손들이 스마트하게 알아 먹을 수 있도록 쌓아야 한다. 수많은 지식과 경험을 그냥 쌓아만 놓을 것인가? 

- 138억년의 우주 역사에서 700만년전 직립보행을 하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나타난 이후, 호모 에스가르테스,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 호모 네안다르탈레시스, 호모 사피엔스들이 우리에게 그들의 지식과 경험을 송두리채 <몸>에 담아 전승을 해주었다. 이 지구 상의 그 어느 것도 따라할 수 없는 가성비 높은 <몸>을 남겨 주었다. 

- 그 몸은 열심히 기억을 시키면 Brain Annealing을 통하여 최소한의 에너지로 지식과 지혜를 활용할 수 있도록 자동으로 범주화하고 마침내 일반성 내지는 통찰력(을 얻도록 진화시켜왔다.  우린 그런 멋진 <몸>을 가지고 있다.

- 살아남는 0.1% 종 속에 또 우리의 멋진 경험을 남기고 싶지 않으신가? . ##

   

고된 여행속에 함께 했던 고민들을 정리해주시고 나누어 주신 류득수 박사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